누구나 다이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다양하겠지만 나는 깊은 수심에 들어가 보고 싶다는 갈망이 있어 다이빙을 시작하게 되었다.
깊은 수심을 가기 위해서는 테크니컬다이빙을 배워야 하고 GUE이라는 단체를 알게 되어 우리나라 GUE 커뮤니티인 TECH KOREA에서 다이빙을 시작하게 되었다.

TECH KOREA에서 다이빙을 계속하게 되면서, 주로 GUE 맴버로 이루워진 Team Booster라는 다이빙팀에 들어가 함께 다이빙하게 되었다.
Team Booster는 트라이믹스 트라이믹스(Trimix): 산소와 헬슘, 질소로 구성된 숨을 쉬기 위한 가스 이며 테크니컬 다이빙 기술이 필요한 깊은 잠수나 장시간 잠수 시에 사용된다.

다이버들이 모여 만들어진 다이빙팀이고 트라이믹스 기체를 활용하여 깊은 수심 다이빙, 긴 시간 동안 다이빙을 하면서 재미를 위한 취미로서의 다이빙에 그치지 않고 의미 있는 활동을 해보자는 취지가 더해진 단체이다.

이런 Team Booster에서 올해 5월 필리핀 탐사 다이빙 계획이 잡혔고 따듯한 수온과 좋은 다이빙 환경을 가지고 있는 필리핀에서 지금까지 가보지 못한 세 자린데 수심을 가볼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여 탐사에 참여하기로 하였다.

<탐사에 참가한 팀원 단체사진>

하지만 준비 과정부터 쉽지 않았다. 해외로 가는 첫 다이빙이고 탱크를 제외한 CCR 장비를 가지고 해외로 가려고 하니 시작부터 쉽지 않았지만 경험이 많은 팀원들의 조언으로 준비를 마칠 수 있었다.

<분해 후 조립중인 CCR>

설레는 마음으로 필리핀 세부에 위치한 오션플레이어 리조트에 도착하여 분해한 CCR 장비를 재조립하고 다이빙 준비를 마친 뒤 45M 권으로 체크 다이빙을 진행하였는데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겼다.

2년 동안 문제없던 드라이 슈트가 필리핀 따듯한 물에 놀랐는지 누수가 생긴 것이다.

급하게 누가 테스트를 진행해 보니 가랑이 원단이 심하게 손상되어 있었고 피밸브 위쪽에 누기가 관찰되었다.

드라이 슈트가 없이 웻슈트로 다이빙하게 되면 혹시 생길지 모르는 비상 상황에서 예비 부력을 확보 할 수 없어서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던 차에 다이빙 리조트 사장님 JM강사님이 드라이슈트를 빌려주셔서 다행이었다.

그동안 장비 관리를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부족함이 있었던 거 같아 장비 관리 및 체크에 더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

체크 다이빙을 마치고 100M에 같이 들어갈 태진이 형과 다음과 같이 다이빙 계획을 세웠다.

계획을 마치고 드디어 100M 다이빙을 시작하였다.

깊은 수심은 대부분 블루워터였던 동해와는 다르게 필리핀 포인트는 수면에서 7M 까지는 산호초가 형성되어 있고 7M에서 40~50M 까지는 월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 후 100M까지는 슬로프로 되어 있어서 블루워터에서 타겟 수심까의 하강 방식 보다는 편하고 안전하다는 생각을 했다.

<수심대별 지형(6M) 권>

<수심대별 지형(40~50M) 권>

하지만 수심이 깊어질수록 조류가 세지고 수온약층도 관찰되면서 따듯하게만 느꼈던 필리핀 바다에서 한기를 느낄 수 있었다.

100M 다이빙에는 많은 장비(CCR 유닛, 여러 개의 베일아웃 기체가 필요하다. 만약 이 조류를 DPV없이 핀으로만 치고 나가려고 했다고 하면 어려움이 있었을 거라는 생각을 했고 그동안 무겁고 번거롭지만 깊은 수심 다이빙에 필요한 장비 구성으로 연습했던게 효과적이었다는 생각을 했다.

도착 후 팀원인 태진이 형과 미리 약속했던 100M 고프로를 이용해 기념 촬영을 간단하게 마치고 주변을 둘러보니 그곳에도 그동안 보지 못했던 여러 산호와 물고기들이 있었고 드디어 내가 목표한 수심에 왔구나 생각이 들며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감동을 느꼈다.

어느새 계획했던 시간이 지나고 상승할 시간이 되었다.

<100M 도착>

<수심대별 지형(100M) 권 >

여러 다이빙 사고사례를 보면 상승하면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하강할 때 보다 상승할 때 살짝 더 긴장을 했지만 아무런 문제 없이 상승을 했고 중간수심(50M)에서는 다이빙 중인 다른 팀원도 만날 수 있었다.

제일 긴 6미터 감암을 할때는 따듯한 수심과 바닥이 보이는 포인트로 이동하여 여러 물 속 생물과 환경을 보며 편하게 감압을 마칠수 있었다.

이번 다이빙을 마치고 돌이켜 생각해 보면 한계를 도전하는 의미에서 100M와 같은 숫자의 의미도 중요하지만 100M를 가기위해 연습했던 과정과 수심에 관계없이 무엇인가 의미있고 가치있는 다이빙을 하느냐도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또 그 과정속에서 노력하고 한 분야에서 집중하면서 한계를 극복했다는데 의미가 있고 이런 경험들이 쌓이고 쌓여 나의 삶을 풍족하게 해줄거라는 생각을 했다.

마지막으로 이번 탐사를 성공적으로 마치게 함께 해준 팀원들 그리고 지지해준 가족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